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러시아는 11만에 가까운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로 배치했고 내년 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말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가 무력으로 러시아 측에 강제 합병된 이후 두 나라가 전 세계의 관심을 다시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외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 문장은 미국 전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가 직접 한 말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가 외국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근본적으로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 국민은 우크라이나를 '한 나라, 한 민족'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를 가입했습니다. 벨라루스나 우크라이나와는 다르게 발트 3국은 반(反) 러시아 성향이 비교적 강하기 때문에 이들의 NATO 가입은 러시아 입장에서 용납은 어렵지만 이해가 불가능한 사건은 아닙니다.
문제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한 몸으로 생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1991년 소련 해체와 더불어 독립을 한 이후 EU 가입을 강력히 희망하며 무엇보다 NATO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친(親) 서방 정책은 러시아에게 위기감을 불어넣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압박의 표면적인 원인은 바로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친 서방 정책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 보면, 러시아와 '한 나라, 한 민족'으로 인식되던 우크라이나가 역설적으로 친 서방 정책을 펼치게 된 계기는 러시아가 뿌린 씨앗의 결과입니다.
-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 돈바스 전쟁
우크라이나 내부 상황이 혼란스러운 틈을 이용해 오직 자국의 이익만을 고수하는 러시아의 이중적인 모습은 우크라이나의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했고 그 결과 무려 우크라이나 국민의 64%가 NATO 가입을 희망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친 서방 정책은 더욱 가속이 붙을 거라 예상됩니다.
2)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신생 독립국이 됐을 때만 해도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었으나 미국과 영국 그리고 러시아의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1994년 미국, 영국, 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 4개국이 체결한 부다페스트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모든 핵무기를 포기했고 그 대가로 안전보장을 약속받았습니다.
핵무기를 포기한 대가로 받은 안전보장의 결과물은 20년이 지난 뒤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빼앗김과 더불어 러시아 인종 비율이 비교적 높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친 러 성향의 반군과 우크라이나군이 2014년부터 돈바스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국제사회에 종이 쪼가리 평화협정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 부다페스트 협정 당사국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필요는 있음
- 미국 내 여론과 전략적 이익을 고려해봤을 때 직접적인 개입을 할 메리트는 없음
- 러시아가 침공 시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실행 예정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간접적인 지원은 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의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부다페스트 협정의 당사국인 미국의 선택은 절대로 가볍지 않습니다.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한다면 핵무기로 미국에 오랜 두통을 선사하고 있는 북한은 물론 최근 문제를 야기하는 이란에게도 종이 쪼가리 협정은 신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할 시 부다페스트 협정의 당사국인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 주요 비자 발급 중단과 해외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실행했지만 그 실효성은 없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침공할 경우 경제적&비경제적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는 했습니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막상 침공할 경우 실질적으로 저지한 수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 크림반도와는 달리 군사적으로 크게 메리트는 없음
-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만큼은 막아야 함
군사적 요충지인 크림반도는 1954년 당시 소련 공산당 석기장이었던 니키타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이양한 했으므로 원래라면 러시아 땅이 맞습니다. 역사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요충지인 크림반도와는 달리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사실 크게 메리트가 있는 지역은 아닙니다.
러시아의 이번 군사적 행동의 최종목표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현 상황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력이 부족한 나라의 운명은 항상 비극으로 끝났습니다만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아무쪼록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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