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요즘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신년사에서 자영업자의 부채는 우리 경제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했습니다. 한은 총재가 콕 집어서 얘기할 만큼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계속해서 심각해지는 자영업자의 심각한 부채상황을 다뤄보겠습니다
1) 급증하는 다중채무 자영업자
일반적으로 다중채무자란 세 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중채무자의 주요 특징으로는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부족해서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그리고 대부업 등 여러 비은행권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기에 소득감소나 금리인상과 같은 이슈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문제는 최근 다중채무자가 급증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558만 명의 자영업자 중 약 25%인 140만 6000명이 다중채무자입니다. 아울러 이들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의 대출 총액은 약 500조 8000천억으로 자영업자 대출 총액인 851조에 약 60%의 엄청난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임금근로자에 비해 소득 안정성이 떨어지는 특성상 자영업자의 대출 잠재부실률은 임금근로자에 비해 배이상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나이스평가정보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다중채무자의 잠재부실률은 15.9%로 임금근로자 5.7%와 비교하면 10% 이상 높습니다.
- 비은행권 대출로 인한 높은 금리 부담
- 임금근로자 대비 높은 잠재부실률
-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60%를 차지하는 다중채무 자영업자 대출액
위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자영업자 대출의 현 상황은 충격적입니다. 자영업자 대출이 터지게 되면 자영업자들의 일로 끝나는 게 아닌 금융시장, 자산시장 등 시장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주는 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빠른 조치를 취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2) 늘어나는 '숨은' 가계부채
자영업자의 부채 현황을 말하기에 앞서 우선 국내 가계부채를 집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외 변수를 제외하고 국내문제만으로 경제 충격이 발생한다는 상황을 가정 시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는 가장 심각한 취약점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지난가을부터 가계부채 증가속도의 둔화와 집 값 상승을 막기 위해 가계대출을 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별다른 규제가 없는 사업자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자들은 사업자대출로 충분한 금액을 대출받지 못할 시 가계대출로 부족한 자금을 채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약 80% 정도가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을 모두 이용한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자영업자는 사업자인 동시에 개인 성격도 가지고 있는 관계로 기업대출로 받은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기에 온전한 기업대출로 보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가계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이러한 기업대출은 가계대출의 우회통로 역할을 함으로써 결국 국내 가계부채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가계대출 총랑 규제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이자 부담이 비교적 큰 제2금융권과 대부업 등으로 내몰림으로 인해 악순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2.8%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상호금융과 카드사는 각각 전년대비 14.8%, 15.3% 상승했습니다.
3) 폐업조차 불가능한 상황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약 60%의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대출 이자 상환 유예와 대출 만기연장 그리고 지원금으로 버티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가 그 누구도 이렇게까지 장기화가 될지 몰랐던 관계로 자영업자들은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폐업신고 시 대출상환 압박이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로 영업을 하지도 않으면서 폐업신고를 안 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자영업자의 이자 상환 유예와 대출 만기 연장 등의 금융조치가 올해 3월 부로 종료 예정입니다. 금융지원 조치로 가려져 있던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이 우리 경제에 최소한의 영향을 끼치도록 지금부터 적극적인 정부의 대응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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